본문 바로가기
7. 소아과

선천성 면역결핍증

by 건강 언니 2025. 8. 10.
반응형

1. ‘감기 잘 걸리는 아이’로만 생각했다면 놓칠 수 있는 병

감기, 폐렴, 중이염…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주 겪는 흔한 질병입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유난히 감기를 달고 살고, 한 번 걸리면 심하게 악화되며, 항생제를 여러 번 바꿔도 잘 낫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체질이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혹시 태어날 때부터 면역 체계가 약한 ‘선천성 면역결핍증’ 일 수도 있습니다.

 

선천성 면역결핍증은 드문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 여부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질환이 무엇인지,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떤 치료·관리 방법이 있는지 전문가 시선에서 풀어보겠습니다.

 

2. 선천성 면역결핍증이란?

선천성 면역결핍증(Primary Immunodeficiency Disease, PID)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면역 체계의 일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세균·바이러스·곰팡이 같은 외부 침입자를 막아주는 ‘면역 병사’들이 수적으로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현재 알려진 선천성 면역결핍증은 450여 가지 이상이며, 결함이 나타나는 면역 세포나 단백질에 따라 여러 하위 유형으로 나뉩니다.

대표적인 유형

  • B세포 결핍형: 항체 생성이 잘 안 돼 세균 감염에 취약
  • T세포 결핍형: 바이러스·곰팡이 감염에 취약
  • 복합 면역결핍형: B세포와 T세포 모두 문제 발생
  • 식세포 기능 이상형: 세균을 잡아먹는 기능 저하
  • 보체 결핍형: 면역 반응을 돕는 보체 단백질 부족

 

선천성 면역결핍증선천성 면역결핍증선천성 면역결핍증
선천성 면역결핍증


3.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 초기 증상 신호 🚨

이 질환은 희귀병이지만, 생활 속에서 다음과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감염이 반복되거나, 한 번 걸리면 병원 입원을 자주 해야 하는 경우는 일반 면역 저하보다 심각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1. 1년에 폐렴·중이염·부비동염을 여러 번 앓음
  2. 항생제 치료를 2개월 이상 해도 호전이 느림
  3. 감염이 다른 부위로 쉽게 번짐
  4. 드물고 특이한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 발생
  5. 성장·체중 증가가 또래보다 현저히 느림
  6. 백신 접종 후에도 항체 형성이 안 됨

4. 원인 – ‘유전자’ 속에 숨은 결함

선천성 면역결핍증은 대부분 유전적 돌연변이가 원인입니다. 부모 중 한쪽 또는 양쪽으로부터 특정 유전자의 결함을 물려받아 발생하며, 때로는 돌연변이가 아이에게 새롭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유전 양상은 다양합니다.

  • 상염색체 열성 유전: 부모 모두가 결함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야 발병
  • 상염색체 우성 유전: 부모 한쪽에서만 결함 유전자를 받아도 발병
  • X염색체 연관 유전: 남아에게서 주로 나타남

 

선천성 면역결핍증선천성 면역결핍증선천성 면역결핍증
선천성 면역결핍증


5. 진단 – 어떻게 확정할까?

(1) 기본 검사

  • 혈액 검사: 백혈구 수치, 림프구 비율 확인
  • 면역글로불린 수치 측정: 항체 양 확인
  • 백신 반응 검사: 접종 후 항체 형성 여부 확인

(2) 정밀 검사

  •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 면역세포의 수와 기능 평가
  • 유전자 검사: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 확인
  • 보체 기능 검사: 보체 단백질 활성도 측정

진단은 단순 혈액 검사만으로 끝나지 않고, 유전 검사까지 병행해야 정확한 유형과 치료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6. 치료 – ‘면역’을 보충하는 방법들

선천성 면역결핍증의 치료는 결함 부위를 보완하거나, 감염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1) 면역글로불린(IVIG) 투여

  • 항체 결핍형 환자에게 정기적으로 주입
  • 감염 예방 효과가 크지만, 평생 주기적으로 받아야 할 수 있음

(2) 조혈모세포 이식(HSCT)

  • 결함 있는 면역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대체
  • 특히 중증 복합 면역결핍증(SCID)에서 효과적
  • 조기 이식 시 생존율이 90% 이상

(3) 항생제·항바이러스제 예방 투여

  • 감염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저용량 장기 복용
  • 특정 계절(겨울철)이나 감염이 유행할 때 집중 사용

(4) 유전자 치료

  • 일부 유형에서 임상 적용 시작
  • 결함 유전자를 수정해 정상 면역 기능 회복 목표
  • 아직은 제한적으로 시행

 

선천성 면역결핍증선천성 면역결핍증선천성 면역결핍증
선천성 면역결핍증


7. 생활 속 관리 – ‘작은 습관’이 생명을 지킨다

치료와 함께 일상 관리도 필수입니다.

  • 손 위생 철저: 외출 후·식사 전 비누로 30초 이상 세척
  • 사람 많은 곳 피하기: 감염 유행 시기에는 대중교통·혼잡한 장소 최소화
  • 균형 잡힌 식사: 단백질·비타민·미네랄 충분히 섭취
  • 정기 검진: 감염 증상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면역 상태 확인
  • 가족 예방접종: 환자 본인이 맞지 못하는 백신은 주변 가족이 먼저 접종

8. 흔한 오해와 진실

  • “크면 괜찮아진다?” → 일부 경증형은 호전되지만, 대부분은 평생 관리 필요
  • “항생제만 잘 쓰면 된다?” → 감염 치료만으로는 근본 해결 불가
  • “희귀병이라 치료법이 없다?” → 조혈모세포 이식·유전자 치료 등 발전 중

9.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결정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은 흔하지 않지만, 진단이 늦어질수록 감염 합병증으로 인한 위험이 커집니다. 특히 영유아기와 어린 시절 반복 감염이 잦고 심하다면, ‘성장기니까 그렇다’는 생각보다 면역 검사를 한 번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재 의학은 면역글로불린 투여, 조혈모세포 이식, 그리고 유전자 치료까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혹시?”라는 의심과 빠른 검사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면역이 약한 아이도,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

'7. 소아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락토스 혈증  (14) 2025.08.09
자폐 스펙트럼 장애  (8) 2025.08.06
모야모야병 증상  (17) 2025.08.06
수족구 증상  (8) 2025.08.03
구순구개열 수술 (유전)  (5)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