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림, 그냥 넘겨도 될까?”
“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걷는데 바닥 감각이 잘 안 느껴져요.”
혹시 이런 증상 겪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이걸 단순히 혈액순환 문제나 피로 탓으로 넘긴다면,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를 놓치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말초신경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말초신경병 증상을 가볍게 여기거나 잘못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신경 손상 질환이라는 점,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오늘은 전문가 입장에서 말초신경병의 주요 증상과 원인, 대처법까지 쉽고 명확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말초신경병이란?
우리 몸의 신경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뇌와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와, 여기서부터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말초신경계입니다. 이 말초신경계는 다시 다음 세 가지 역할로 나눠집니다.
- 감각신경: 통증, 온도, 촉감 등을 뇌로 전달
- 운동신경: 뇌의 명령을 근육에 전달해 움직임 조절
- 자율신경: 혈압, 소화, 체온 등 자동 기능을 조절
말초신경병은 이 말초신경들이 손상되거나 기능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즉, 감각이 이상하게 느껴지거나, 손발이 저리거나, 근육에 힘이 빠지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2. 말초신경병 증상, 이렇게 나타난다
말초신경병은 단순히 “저릿저릿하다”는 느낌 그 이상입니다. 신경 손상이 일어나면 아래와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감각신경 손상 증상
- 손발 끝이 저리고 따끔거리며 화끈거림
-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 전기 오는 듯한 찌릿함
- 밤에 심해지는 저림 현상
- 물건을 만졌을 때 감각이 무뎌지거나 아예 안 느껴짐
- 시멘트 바닥을 맨발로 걷는 듯한 이상한 촉감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2. 운동신경 손상 증상
- 손에 힘이 안 들어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림
- 걸을 때 발끝이 끌리거나, 넘어질 뻔함
- 계단을 오를 때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
- 근육이 빠지거나 얇아지는 현상 (특히 손가락, 발가락)
3. 자율신경 손상 증상
- 소화불량, 변비 또는 설사가 반복됨
-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
- 손발에 땀이 너무 많거나, 반대로 아예 땀이 안 남
- 방광 조절이 잘 안 되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참기 어려움
- 성기능 저하 (특히 남성의 경우)
이러한 증상들이 하나라도 계속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 말초신경 손상일 수 있습니다.
3. 말초신경병의 원인 6가지
말초신경병이 생기는 이유는 꽤 많습니다. 단순히 신경이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전신 질환, 영양 상태, 생활습관까지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줍니다.
1. 당뇨병
말초신경병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말초혈관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신경 세포로 전달되는 산소와 영양이 부족해지면서 신경이 서서히 망가지게 됩니다.
특히 당뇨병을 5년 이상 앓은 사람의 절반 이상이 말초신경병을 경험하며, 이때 가장 흔한 증상이 손발의 저림, 감각 이상, 통증입니다. ✔️ 참고로, 발의 감각이 무뎌진 당뇨병 환자는 상처나 화상에 대한 반응이 느려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만성 음주
알코올은 뇌와 신경에 독성 작용을 합니다. 특히 장기간 과음하면 알코올성 말초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 대개 양쪽 손발 끝부터 대칭적으로 저린 증상이 시작됩니다.
또한 술은 비타민 B1 흡수를 방해하고, 신경 회복을 더디게 만들기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감각 이상이나 신경통이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비타민 B군 결핍
신경 건강에 꼭 필요한 대표 영양소가 비타민 B1, B6, B12입니다. 이 비타민들은 신경의 보호막인 미엘린을 형성하고 회복시키는 데 필수인데, 결핍되면 신경이 노출돼 손상되기 쉬워집니다.
- 편식, 다이어트, 위장질환, 위 절제 수술 등을 경험한 경우
- 장기간 위산억제제나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
이런 분들은 비타민 B 결핍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말초신경병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영양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게 좋습니다.
4. 약물 부작용
생각보다 많은 약물이 말초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약물은 신경에 독성을 줄 수 있어요.
- 항암제 (예: 파클리탁셀, 옥살리플라틴 등)
- 항결핵제 (예: 이소니아지드)
- 일부 항생제 (예: 메트로니다졸)
이런 약을 복용한 뒤 손발 저림, 감각 둔화, 전기 흐르는 듯한 통증 등이 생겼다면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고, 신경계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5.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 속도와 신경 전달에도 영향을 주는 호르몬입니다. 기능이 저하되면 대사가 둔해지고, 신경 전달 속도도 느려지면서 손발 저림, 감각 이상, 무기력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며, 무기력함, 체중 증가, 추위를 잘 타는 증상과 함께 신경 관련 증상이 동반된다면 갑상선 기능을 꼭 검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6. 기타 원인
그 외에도 다양한 질환과 상황들이 말초신경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자가면역질환: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길랭-바레 증후군 같은 질환에서는
면역세포가 자신의 신경을 공격해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요. - 신장 질환(만성 신부전):
노폐물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아 신경에 독성 물질이 축적되면서 저림과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
수두의 원인인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며 피부 발진과 함께 극심한 신경통(포진 후 신경통)을 남기기도 해요.
이처럼 말초신경병은 단일한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과 배경을 가진 복합적인 신경계 이상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단순한 증상 체크가 아니라 혈액검사, 신경전도검사, 영상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4. 말초신경병이 의심된다면?
1. 진단은 신경과에서 받으세요
말초신경병이 의심된다면 정형외과나 내과보다 신경과에서 진료를 받는 게 정확합니다. 신경전도검사, 근전도, 혈액검사 등을 통해 어떤 신경이 얼마나 손상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을 철저히 관리
- 음주 습관이 있다면 반드시 줄이거나 중단
- 비타민 결핍 시 보충제를 통한 영양 개선
신경 손상은 대증치료보다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3.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
- 신경통 조절제: 프레가발린, 가바펜틴
- 항우울제 계열 약물: 신경통에 효과 있음
- 국소 패치: 캡사이신 성분으로 일시적인 통증 완화 가능
5. 조기 발견이 최고의 치료
- 매일 20~30분 걷기 등 유산소 운동
-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
- 당뇨환자라면 발 상태 자주 확인 (상처, 감각 소실 등)
- 금연, 절주, 영양제 복용
6. 결론 : 말초신경병 증상, 조기 발견이 곧 치료의 시작입니다
말초신경병은 “조금 저린데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고 방치하기 쉬운 질환입니다. 하지만 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느리고 어렵습니다. 작은 감각 이상부터 시작해 걷는 데 불편을 주거나, 근육 기능 저하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라면 더더욱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손끝 발끝이 자주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졌다면 이건 단순한 피로나 순환 문제일 수만은 없습니다.
말초신경병 증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몸이 보내는 작지만 확실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지금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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